슈퍼비랑

 

 

 

 

 

 

 

 

오랜만에 잔잔하고 기분 좋은 영화를 봤다. 그냥 처음 나래이션부터, 겨울의 한장면, 자전거, 바람소리, 초록잎들, 개울가 등등 너무 다 기분이 좋아 영화를 보는 내내 실실 웃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어릴때가 생각이 났다. 김태리가 배가 고파서 고향을 찾아 내려왔다는 말이 단번에 이해가 될만큼,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지금은 꿈을 향해 또는 사회가 가라는 길로 열심히 뛰어다니다 보니 문득, 뒤돌아 봤을때 내 손에 가슴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을때 내가 가장 싫어 벗어나려고 했었던 그곳, 하지만 가장 편안하고 안락했던 그곳이고 되돌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에서 농사를 하는게 너무 싫었던 날들이 있었었는데, 분명 다신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 했는데도 여전히 시원하고 따뜻한 시골이 좋다.

혜원이 밤에 무서운 소리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할때 폭풍 공감을 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저렇게 혼자서 살만한 집이 남아 있었으면 주말만이라도 내려가 시간을 보내고 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욕심이겠지만)

 

다슬기 잡고 밭과 논에서 농사를 일구어 내고 그걸로 맛있고 배부른 밥을 해먹는다. 시골에선 너무나 흔하고 소소한 일상이지만 그게 정말로 행복했던 순간이었음을 나는 사회를 나와서 잊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웠다. 마음이 위안을 받는 기분이었다.

(다들 이 영화를 보고 내 생각을 했다고 했다.)

 

 

 

 

 

시골에서 밭에서 바로 따와서 먹는 토마토는 정말 환상이다. 탱글탱글하고, 마트에서 파는건 정말 비교도 안되게 맛있다. 그리고 막 던져 놔도 그새 거기에 싹을 틔워 토마토가 자라난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크게 웃어 버렸다. 그리고 문소리의 특이하면서도 예쁘고 단아한 모습에 반했다.

 

문소리와 김태리, 뭔가 너무 잘어울렸다. 요리를 하면서 너무 정갈하고 예쁘게 담아낸 영상에 또 반했다. 이 영화에서는 고기로 요리하는 모습이 없다. 임순례 감독이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리 저마다에 의미가 있고, 그 의미있는 예쁜 요리를 정겹게 나눈다. 그리고 마음을 치유한다.

영화 초반부터 끝날때까지 주인공 혜원(김태리)은 감정의 기복이 큰 인물로 등장한다 . 그리고 상처난 마음들을 치유받고 점점 굳건해 지는 씩씩한 캐릭터다. 너무 잘어울렸고, 너무 예뻤다.

 

 

 

 

리틀 포레스트는 원래 일본 만화가 원작이지만 인기에 힘입어 두편의 영화로 제작 되었다. 일본편 에서는 2014년도에 여름과 가을, 2015년도에 겨울과 봄 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주인공 이치코는 우리나라편의 혜원과는 다르게 초반부터 끝까지 감정의 기복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차분한 일본 특유의 감성이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다. 1편에서는 정말 사소한 일들까지 시골에서의 요리를 잘 담아냈다면, 2편에서는 정말 영상을 볼수록 무언가 더 생각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이야기"가 완성이 된다.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를 재밌게 봤다면 일본의 리틀 포레스트를 보는것도 좋다. 완연한 겨울, 봄 그리고 여름과 가을의 영상을 보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일본감성에 빠져들 수 있다.

리틀 포레스트는 소장용으로 남겨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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